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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의 여유

피츠버그대학 골드스타인 교수의 교육철학

by ibislab 2008. 11. 25.

교수들은 박사과정까지 오랜 기간 가르침을 받아왔어도, 가르치는 것에 대한 것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직접 배워보지 못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물론, 공부하는 동안, 많은 교수들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간접적으로 학습을 하고, TA나 시간강사라는 실전(?)을 통해서 일부 배우기는 합니다.

또 교수를 뽑을 때도 가르치는 능력보다는 연구 업적을 중요하게 보다 보니, 박사과정 중에 대부분의 시간을 주로 어떻게 좋은 논문을 쓸까, 어떻게 연구를 잘 할까 에만 골몰합니다. 그러다가 공부를 마치고 교수가 되면 처음에는 가르치는 일이 낯설고 어설프기만 합니다. 

교수가 되어서도 비슷한 여건은 계속됩니다. 교수들은 평가를 받지만, teaching이나 봉사에 대한 평가보다는 '연구'에 대한 평가가 승진이나 승급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연구가 우선이고 강의는 뒷전인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많이 바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의 평가를 공개하는 대학이 등장하고 있고, 강의나 교수에 대한 평가가 학생들사이에 인터넷을 통해서 너무도 쉽게 전달되고 공유되면서 강의 못하는 교수가 생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구지 이러한 상황적 변화때문이 아니라, 교수의 역할에서, '연구', '강의', '봉사' 이 3가지는 하나도 모두 빼놓을 수 없이 모두 중요하기때문에, 교수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강의'를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늘 생각합니다.

서론이 좀 길었습니다만, 'EBS다큐멘터리 최고의 교수'라는 책에 나오는 피츠버그 대학의 골드스타인 교수의 교수 철학이 많은 공감되는 부분이 있고, 배울 부분이 있어서 함께 공유하고자 적어놓습니다.


나의 교육 철학은 간단하다. 학생들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인 내가 학생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학생은 소비자이자 가장 중요한 생산품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겪은 실수를 교훈 삼아 교수로서 지키고 따라야 할 원칙을 정해보았다.

1. 수업은 제시간에 시작하고 제시간에 끝낸다. 교수가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면 학생들이 제시간에 오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나의 수업은 약속한 시간에 시작하고 끝난다.

2. 강의 노트는 현재와 관련 있어야 한다. 변화와 업데이트 없이 30년 동안 사용한 케케묵은 강의 노트를 계속 사용하는 것보다 꼴불견은 없다.

3. 나는 학생들이 준비되어 있길 바란다. 그러므로 교수인 내가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항상 수업 전에 계획을 짜서 구체적으로 준비한다. 학교는 산책하러 가는 곳이 아니다.

4. 학생들의 참여를 기대하되 학생들을 난처하게 만들지 않는다. 그들이 즐기기 위해 수업을 들어오길 원한다. 그들을 괴롭혀 수업에 두려움을 갖게 만들어선 안 된다.

5. 나는 강의 노트만 읽는 일은 없도록 노력한다. 기사를 스크랩하고, 그래프를 그리고, 그 밖에 시각적인 자료들의 도움을 받는다. 수업이 흥미롭게 유지될 수 있도록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들을 확실하게 준비한다.

6. 나는 수업 첫째 날에 평가를 위한 규칙을 정하고 나중에 등급이나 평가 시스템을 변경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처음에 강의를 시작할 때 시험과 퀴즈, 리포트에 대한 규정을 확정하며 이후에 어떠한 변화도 주지 않는다.
나는 적어도 3번 이상의 시험, 퀴즈, 프리젠테이션, 북 리뷰, 오럴 리포트 등을 실시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자신들의 성적 진행 상황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학기말에 점수를 받고 놀라지 않는다.
나는 공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학생들에게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면, 나에곈 '그들이 배웠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만일 내가 잘못 평가했다면 나는 실수를 인정하고 성적을 바꿀 수 있다.

7. 나는 학생들이 나를 이용하도록 한다. 나의 연구실 문은 항상 열려 있다. 학생들이 언제라도 들어와 이야기할 수 있다.

8. 나의 수업을 이수한 학생들에게 나는 추천서를 써준다. 그리고 추천서를 보내기 전에 반드시 해당 학생에게 사본을 주어 추천서 내용을 보게 한다. 추천서 내용이 빈약할 경우 다시 보완하기 위해서다. 만일 학생들이 일을 얻지 못한다면 나의 가르침이 헛 된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취업 지원은 나에게 매우 중요하다.

9. 나는 학생들이 책을 많이 사기를 바라지 않는다. 긴 참고 서적 목록이 감명적일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책값은 학생들에게 재정적으로 가장 큰 짐임을 기억한다.

10. 나는 교과서만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교과서로만 가르친다면 학생들은 나를 만날 필요가 없다. 또한 학생들이 소화할 수 있는 범위와 분량 내에서 가르치고자 노력한다.

11. 나는 항상 리포트와 시험지에 의미 있는 코멘트를 달아준다. 그래야 학생들이 왜 그런 점수를 받았는지 납득할 수 있다. 학생들은 늘 교수의 코멘트에 대해 생각하기 때문에 코멘트는 그 자체로 훌륭한 가르침의 도구이다.

12. 무엇보다도 나는 잘 듣기 위해 노력한다.

EBS 다큐멘터리 최고의 교수(예담 출판사) 중에서.